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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25
    [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ETF로 연금굴리기, 초보는 ‘지수형’부터
    금융권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감독하는 금융당국 공무원들은 돈을 어떻게 굴릴까?몇 년 전 금융위원회를 출입할 때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금융당국 공무원들은 시장의 돈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돈을 어디에서 굴리면 수익이 날지 정확히 알 것 같았다. 정부가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고위공직자 재산 현황을 보니 답이 있었다. 고위 공무원들 자산 가운데 부동산은 기본적으로 많았다. 이외의 자산으론 상장지수펀드(ETF)가 눈에 많이 띄었다.공무원들은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보단 간접 투자를 선호하는 편이다. 주식에 직접 투자하려면 내규에 따라 더 엄격히 보고해야 하고, 내부 정보를 활용해 투자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 있어서다. 주식에 간접 투자하는 펀드가 덜 부담스럽다. 재산 현황엔 주식을 담은 펀드 중에서도 ETF가 많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게다가 최근 연금계좌에서 ETF를 굴리는 사람들도 는다. ETF는 어떤 매력 때문에 당국자들의 재테크에, 은퇴 준비자들의 연금 굴리기에 자주 쓰일까. ○ 순자산, 괴리율, 총보수를 확인하자 ETF란 특정한 주식이나 상품 가격을 따르는 펀드다. 해당 주식이나 상품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이 높아진다. 펀드이긴 한데 주식과 비슷하다.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모아놓은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ETF의 장점은 주식에 비해 비교적 안전하다는 점이다. 분산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ETF 가운데서도 투자자산, 전략에 따라 안전도가 각각 다르니 옥석을 잘 가려봐야 한다.원하는 시점에 재깍 매도할 수 있어 환금성이 좋다는 점도 매력이다. ETF는 투자자가 매도를 결정한 시점의 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다. 대금도 펀드에 비해 하루 빨리 받게 된다.ETF 초보 투자자라면 어떤 ETF를 골라야 할까. 같은 지수를 따르는 ETF도 순자산, 가격이 다르다. 일단 순자산이 많으면 안정적인 편이다. 몸집이 클수록 거래량이 많으니 가격 안정성이 비교적 높다. 투자 위험이 적다.또 괴리율이 낮은 ETF를 고르는 게 좋다. 괴리율은 순자산가치(NAVNet Asset Value)와 시장가격의 차이다. 여기에서 순자산가치란 기준가격의 개념이다. 순자산총액을 발행주식 수로 나눠 산출한다. 이런 지표들은 한국거래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만약 벤치마크가 같고 거래량도 비슷한 ETF들을 두고 고민이라면 총보수가 낮은 상품을 선택해보자. 총보수는 운용사가 운용의 대가로 알아서 가져가는 금액이다. ETF 가격에 이미 반영돼 있다. ○ 장기 투자하려면 IRP에 담기 ETF에 투자할 때 어느 계좌에서 운용하는 것이 좋을까. ETF를 운용하는 계좌는 크게 주식위탁계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인형퇴직연금(IRP)이 있다.투자 성향에 따라 계좌를 선택해 ETF를 굴리면 된다. 중장기적으로 투자하길 원하면 IRP에 ETF를 담는 게 좋다. IRP는 연금계좌라서 세금혜택이 있다. 중도해지하려면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장기 투자를 유도해준다.단기나 중기로 투자한다면 ISA를 이용해보자. ISA 가입자들은 원래 증권사에 관리 보수를 내야 했다. 하지만 요즘엔 일부 증권사들은 중개형 ISA의 경우 수수료를 안 받는다.내 투자 호흡을 잘 모르겠다면 주식위탁계좌에서 투자하면 된다. 주식계좌에선 수수료가 연금계좌에서보다 더 나오긴 한다. 물론 수수료가 무료인 곳도 있으니 찾아서 투자해보자.초보 투자자라면 안정적으로 시작하는 게 좋으니 대표지수를 따라가는 게 낫다. 코스피200, SP500, 나스닥100 등에 투자하는 ETF를 먼저 시도해보자.대표지수 상품은 투자자들이 시장을 공부하기에 좋다. 시장의 각종 변수들과 지수를 비교해보며 아, 지수가 이래서 이렇게 움직이는구나라고 깨달으며 기본을 다질 수 있다. 이렇게 ETF에 적응을 한 뒤에 테마형 ETF, 섹터형 ETF에 투자하는 게 좋겠다.좀 더 공격적인 투자를 원하면 액티브 ETF에 도전해보자. 액티브 ETF는 70%가 지수를 따르지만 30%는 주식형 펀드처럼 펀드매니저가 재량껏 종목을 골라 담아 운용한다. 기존 ETF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펀드매니저 역량에 따라 수익률 차가 클 수 있으니 잘 골라 투자해야 한다. ○ 종목명, 기초지수 정확히 확인하자 국내 상장 ETF 가운데서도 나스닥 단어가 들어간 상품만 20여 개다. 나스닥100 관련 ETF를 고르려 했다가 자칫 잘못 선택하면 이름이 비슷한 나스닥바이오, 나스닥헬스케어 등을 고를 수 있다. 이런 상품은 수익률이 제각각일 수 있어 종목명, 기초지수를 잘 확인해 봐야 한다.같은 나스닥100을 기초지수로 하더라도 상품이 현물이냐, 선물이냐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퇴직연금계좌에선 선물 ETF에 투자할 수 없으니 더욱 주의하자. 환헤지 여부도 확인해 봐야 한다. 환헤지가 되는 상품명엔 H라고 표시돼 있다.테마형 ETF에 투자할 땐 어느 분야를 골라야 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에 부상한 분야는 정보기술(IT) 분야다. 비대면 산업이 급속도로 발달했기 때문이다.바이오산업도 유망 분야로 꼽힌다. 바이오산업은 정부, 가계, 기업 등 3대 경제주체가 모두 원하는 산업이라 더 유망하다. 정부는 국민이 아프지 않아야 복지 재정을 줄이니 산업을 키운다. 가계는 오래 살고 싶은 욕구가 있으니 약품을 소비하며 산업을 뒷받침한다. 기업은 약품 로열티를 받을 수 있으니 산업을 확장한다.위드 코로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호텔이나 레저 분야도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점을 고려하면 호텔, 레저 관련 테마형 ETF에 투자해볼 만하겠다.※유튜브에서 금퇴IF의 ETF, 초보 ETF 투자자는 어디에 투자하는 게 좋을까? 유망한 ETF 분야는?을 참고하세요.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22-02-25
    [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은퇴 목표시점 정해 연금 굴리기
    몇 년 뒤에 은퇴를 하게 될까.평소 생각해보지 못한 질문을 비로소 최근 스스로에게 던졌다. 은퇴 설계 상담을 받은 것도 아니고, 남편과 재테크 논의를 한 것도 아니다. 바쁜 일상 탓에 미뤄둔 질문을 진지하게 꺼낸 건 금융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 가입을 고민할 때였다. TDF는 가입자가 은퇴 예상 연도를 결정해야 적합한 상품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TDF는 가입자가 정한 은퇴 예상 시점에 맞게 자산운용사가 주식, 채권 등 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준다. 은퇴가 먼 젊은층에겐 주식 비중을 높게 설정한다. 손실이 나더라도 손실을 메울 근로소득이 계속 들어오기 때문이다. 은퇴가 가까운 중장년층에겐 주식 비중을 낮춘다. 근로소득이 조만간 끊기니 투자 손실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이름이 어려워 낯설기만 했던 TDF 얘기가 최근 많이 들린다. 특히 이르면 올해 6월부터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도입될 예정이라 TDF가 더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로 의사 표시를 하지 않으면 사전에 정한 5가지 방법으로 금융회사가 알아서 연금을 굴려주는 제도다. TDF는 5개 선택지 중 한 곳이 된다. ○ 출생연도에 60을 더하자 2025, 2030, 2035.TDF 상품 이름엔 이런 숫자가 다양하게 붙어 있다.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할까. 자산운용사들이 추천하는 방법은 가입자 출생연도에 60 더하기다. 예를 들어 가입자가 1980년생이라면 2040이란 이름이 붙은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1990년생이라면 2050이란 이름의 상품이 적합하다. 자산운용사는 2040년, 2050년을 대략적인 은퇴 시점으로 예상하고 자산을 점진적으로 조정하며 굴려준다. 출생연도에 60을 더한 숫자가 5의 배수로 끝나지 않으면 계산한 숫자와 가까운 숫자의 상품을 택하면 되겠다.상품 종류나 가입자 은퇴시점에 따른 자산배분 전략은 자산운용사의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에 드러난다. 글라이드 패스는 원래 비행기가 착륙할 때 그리는 경로란 뜻이다. 운용사가 이런 경로처럼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향해 자산을 점진적으로 조정한다는 취지다.물론 이런 공식을 무시하고 본인 성향에 따라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40대이지만 좀 더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2040 상품 대신 30대 초반이 선택할 법한 2050 상품을 가입하면 된다. 본인 투자 성향만 고려해 선택할 때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원한다면 2040 상품이 적합하다.TDF를 고를 때 또 다른 고려 사항은 수익률이다. TDF가 장기적으로 운용하는 상품인 만큼 3년 이상 장기 수익률을 비교하는 게 좋다. TDF가 담고 있는 자산 중에 위험 자산 비중이 비슷한 상품들끼리 수익률을 비교해야 한다. 자산 포트폴리오가 다르면 운용사들의 운용역량을 제대로 가리기 힘들다. 수익률 변동성이 크지 않은지도 살펴봐야 한다. 수익률 변동성이 크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힘들 수 있다. ○ 가입 뒤 납입금 조정할 수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예측 불가능한 시대가 되어서일까. 독자들의 재테크 질문 중엔 중도 해지나 환매를 하게 되면 손해가 큰지를 묻는 내용이 많다. TDF를 환매하면 손해가 날까. 환매에 따른 손실이나 이익에 붙는 세금은 가입자가 기본적으로 감수할 부분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 외에 큰 문제는 없다.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나 확정기여(DC)형 계좌에서 투자할 땐 계좌가 유지만 되면 불이익은 없다. 계좌 안에서 TDF를 환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IRP나 DC형 계좌를 해지하면 세금이 붙는다. TDF는 가입 때부터 은퇴시기를 예상해 그에 맞게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설계해 운용하는 상품이니 가급적 장기적으로 투자할 것을 권하고 싶다.TDF 계좌를 만든 뒤 납입금은 변경할 수 있다. 매월 10만 원씩 납입하다가 20만 원씩으로 늘릴 수 있다. 물론 퇴직연금 계좌별 납입한도는 지켜야 한다. DC형이나 IRP는 연간 1800만 원까지만 넣을 수 있다. ○ TDF는 원금보장형 상품이 아니다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이 도입된다는 소식에 금융회사들이 경쟁적으로 TDF를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TDF는 원금보장형 상품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TDF는 은퇴시기에 맞춰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용되지만 어디까지나 실적배당형 상품이다.TDF는 수수료가 다른 인덱스 펀드 상품에 비해 높다는 단점도 있다. 해외 운용회사와 제휴해 해외 자산에 재투자하는 TDF는 수수료가 더 발생하는 편이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가입하면 수수료가 저렴한 상품도 있으니 잘 골라 가입해 보자.TDF는 가입자의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을 적절히 배분해주는 게 매력이다. 하지만 이 자산배분 전략이 한국인의 현실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요즘은 TDF 상품이 한국형으로 설계되기도 하지만 국내 일부 운용사들은 TDF를 해외 TDF에 재투자한다. 미국 TDF는 아무래도 미국인의 생애주기와 자산구조, 경제 환경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운용사들이 나름대로 우리 현황에 맞게 조정해 운용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디폴트옵션 시대를 맞아 TDF 가입자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산운용사들도 서비스의 질을 높이길 기대한다. TDF 가입 유치에만 공 들이지 말고 어려운 정보를 쉽고 자세하게 알려야 한다. 소중한 노후 자금을 굴리는 상품이니 가입자들이 수익률 같은 기본 정보는 물론이고 중도 환매나 만기 해지 절차, 옥석 가리는 방법 등도 미리 알 수 있어야 한다.※ 유튜브에서 금퇴IF의 TDF는 어떤 걸 골라야 해요? 어떻게 운용해야 잘 운용하는 건가요?를 참고하세요.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22-01-18
    [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집값 고점일땐 주택연금 가입 고려를
    매달 용돈을 드릴까, 주택연금에 가입하시라고 할까.회사원 A 씨는 최근 은퇴하신 부모님께 주택연금 가입을 권해야 할지 말지 고민이다. 부모님이 받는 국민연금은 100만 원 남짓이라 생활비론 턱없이 부족하다. 그는 매달 100만 원씩 용돈을 드릴 생각이었지만 주변에서 주택연금 가입을 추천했다. 네가 언제까지 매달 100만 원 드릴 수 있겠냐 부모님도 주택연금 타시는 게 자식 눈치 보지 않고 떳떳하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A 씨는 부모님의 집만은 팔지 않고 지켜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망설여진다.부모가 은퇴하시면 가족들은 이런 고민이 깊어진다. 고령화로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부양 시대가 되면서 더욱 그렇다. 다행히 집 한 채가 있는 부모들이라면 주택연금이 노후의 좋은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다만 주택연금도 대출상품이기 때문에 아직 경제적 여력이 있다면 천천히 가입하는 게 낫다. ○ 초기 증액형 정기 증가형 등 종류 다양해져 주택연금이란 가입자가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이나 일정 기간 연금을 매달 받는 상품이다. 시대가 달라져 노후가 길어지고 노후 생계 수단도 부족해지니 주택연금 제도도 달라졌다. 예전엔 만 60세 이상이어야 가입할 수 있었지만 이젠 만 55세부터 가입할 수 있다. 주택 소유자나 배우자 중 한 사람만 연령 조건을 갖추면 된다. 주택은 부부 보유 건을 합해 공시가격이 9억 원 이하여야 한다.주택연금을 국민연금처럼 여기면 안 된다. 주택연금은 어디까지나 대출상품이다.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다. 주택담보대출과는 차이가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한 번에 받지만 주택연금은 매월 빌리는 방식이다. 돈을 갚는 방식도 다르다. 주택담보대출은 대개 원리금을 나눠 상환한다. 반대로 주택연금은 지급이 종료될 때 일시에 갚는다. 대출 기간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1030년으로 정해진다. 주택연금은 종신형의 경우 가입자나 배우자가 사망할 때까지로 긴 편이다. 또 가입자가 사망하면 배우자가 주택연금을 이어 받을 수 있다.주택연금은 지난해 8월부터 종류가 다양해졌다. 연금 수령액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정액형 외에 가입 초기에 더 많이 받는 초기 증액형, 시간이 지날수록 수령액이 늘어나는 정기 증가형이 생겼다. 초기 증액형은 초기에 많이 받고 이후엔 초반에 비해 30% 감소한 금액을 받는다. 가입자가 많이 받는 기간을 경제 여건에 따라 3, 5, 7, 10년 중 선택할 수 있다. 반대로 정기 증가형은 초반 수령액이 적은 대신 3년마다 일정 비율씩 늘어난다. ○ 고물가 계속되면 불리할 수도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집을 날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연금 수령이 종료되면 집이 처분되는 경우가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우선 주택연금의 보증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주택 가치를 따져본다. 가입자가 그간 쭉 받은 연금액 총액에 이자, 보증료를 합한 연금대출잔액이 집의 가치보다 높으면 집은 처분된다. 반대로 연금대출잔액이 집의 가치보다 낮으면 그 차액은 자녀 등 상속인에게 돌아간다.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주택연금 수령액이 너무 적다는 불만도 있다. 주택연금 중 정기 증가형 상품은 물가상승률 예측치를 반영해 연금액을 올려준다. 처음 연금을 지급한 뒤 3년마다 4.5%씩 지급액을 올린다. 연간으로 따지면 1.5%씩 오르는 셈이다.2021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였으니 연금 상승률이 낮은 편이긴 하다. 주택금융공사는 장기 물가가 2% 이상으로 치솟진 않을 것으로 보고 1.5%씩 올리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고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면 수익률이 더 높은 상품에 투자하는 게 나을 수 있다.매달 받는 수령액은 가입 당시 주택 가격, 가입자 연령에 따라 달라진다. 2021년 2월 종신지급방식(정액형) 기준으로 주택 가격이 9억 원이라면 가입자가 55세일 때 매달 144만 원을 받는다. 하지만 65세라면 매달 228만2000원을 받는다. ○ 해지하면 3년 뒤에 재가입 가능 주택연금의 장점은 가입한 뒤 집값이 떨어져도 연금액이 줄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령액은 가입 당시 주택가격과 시중금리를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은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주택연금에 가입한 뒤 집값이 아무리 올라도 연금액은 오르지 않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주택연금은 집값이 고점일 때 가입하는 게 유리한 편이다. 최근 집값이 주춤한 곳도 있다. 시세 상승이 더 힘들겠다고 판단되면 가입을 고려해 보는 게 낫겠다.그간 집값 급등에 주택연금 가입자들이 연금을 해지하는 사례가 많았다. 애초 가입 시점 때보다 더 오른 집값을 기준으로 재가입하려는 것이다. 집값이 높을 때 월 수령액이 높게 산정되기 때문이다.하지만 가입자들은 무턱대고 해지했다간 손해를 볼 수 있다. 중도해지하면 그간 받은 연금은 물론이고 이자와 보증료를 다 상환해야 한다. 게다가 바로 재가입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둬야 한다. 해지 뒤 3년이 지나 재가입해야 한다. 그 시점에 집값이 얼마나 오를지 모르는 일이다. 혹시 집의 공시지가가 9억 원을 넘어서면 재가입 길은 막힌다.목돈이 필요할 때 중도해지 외의 다른 방법이 있긴 하다. 개별 인출 제도를 활용해볼 만 하다. 연금을 받고 있는 중에 자녀 결혼비가 필요하거나 아파서 입원비가 필요하다면 일정한 한도 내에서 인출할 수 있는 제도다.노후가 길어지고 불확실성도 커졌으니 은퇴자나 자녀들이나 주택연금 가입 여부를 적극 따져보는 게 좋겠다. 정부도 서민들이 빈곤한 노후를 보내지 않도록 저소득층 은퇴자들이 주택연금에 가입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저가 주택을 보유한 은퇴자들이 주택연금에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가입 요건을 완화하거나 초기 가입 비용을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다.※유튜브에서 금퇴IF의 계속 오르는 집값, 주택연금을 가입하기 가장 좋은 시기? 주택연금의 모든 것을 참고하세요.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21-12-13
    [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IRP, 자산 조정해야 수익률 높인다
    5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회사 후배의 개인형 퇴직연금(IRP) 누적수익률이 20%라는 얘길 듣고 자극을 받았다. 6년 전 시중은행에서 가입한 자신의 IRP 수익률은 4%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 A 씨는 은행 앱에서 수익률 상위 10%인 가입자들의 평균 수익률을 확인하고 더 놀랐다. 평균 연 수익률이 17.8%로 A 씨의 4배 이상이었다. 그는 결국 IRP를 리모델링하기로 마음먹었다.초라한 수익에 실망한 IRP 가입자들은 운용 방식을 바꾸고 싶은데 어떻게 바꿔야 하나라는 고민을 많이 한다. 이런 고민을 하는 가입자들의 대부분은 IRP에 예적금을 많이 담고 있다. 수익률이 주식에 비해 초라할 수밖에 없다. 이미 IRP에 가입했다면 수익률을 점검해 자산 조정은 물론이고 계좌 갈아타기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연말정산을 위해 신규 가입을 고려한다면 어디에, 어떻게 가입할지 잘 따져보고 가입해야 중도에 리모델링 공사가 크지 않다. ○ 운용사의 실력, 원리금 비보장형에서 드러난다 우선 IRP에 처음 가입한다면 장단점을 잘 이해해두자. IRP는 연간 180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는데 가입자의 소득 수준에 따라 16.5%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공제 한도는 최대 700만 원. 만 50세 이상은 예외적으로 2022년까지 이 한도가 900만 원까지 늘어난다. 연말정산 때 혜택을 보려면 50세 이상은 적극 가입해볼 만하다. 가입자가 중도에 해지하면 목돈을 떼일 수 있는 점은 단점이다. 중도에 IRP 계좌를 해지하면 기타소득세를 내야 한다. 떼이는 세금은 세액공제를 받은 금액과 운용 수익의 16.5%가량이다.신규 가입자든 기존 가입자든 IRP 계좌를 어디에 둘지도 고민이다. 어떤 금융사가 IRP를 잘 굴리는지를 보려면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의 운용 수익률에 주목하자. 예적금 같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 수익률은 운용회사에 따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실력이 판가름 나는 부분은 주식형 펀드같이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이다. 수수료나 상품별 수익률은 각 회사 홈페이지나 통합연금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수익률을 높이려고 증권사에서 IRP를 가입하는 사람도 많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국내 증권사 IRP 계좌 누적 적립금은 지난해 12월 말 대비 44.9%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은행에선 20.7%, 보험에선 3.8%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가입자들이 주식 시장 활황 덕에 IRP에 주식형 상품을 담을 수 있는 증권사를 많이 찾는 것으로 보인다.계좌 개설 뒤에도 상담이나 정보 제공 등 사후 관리를 잘해 주는 곳을 찾자. IRP에서 굴릴 상품은 내가 정해야 하니 좋은 선택을 위한 좋은 정보를 주는 곳이 중요하다. ○ ETF, TDF 등 다양하게 담아 운용 IRP 수익률이 낮아 고민하는 기존 가입자들은 포트폴리오를 직접 조정하면 된다. IRP 계좌에 가입할 때 가입자는 상품별 투자 비중을 정한다. 예금, 주식형 펀드, 채권형 펀드를 4 대 3 대 3으로 설정했다면 100만 원을 넣으면 각각 40만 원, 30만 원, 30만 원이 투자되는 식이다. 수익률을 높이려면 최소 3개월에 한 번씩 리밸런싱을 할 필요가 있다. 분기별 수익률 등 지표를 확인해보고 수익이 높은 자산을 늘리는 것이다.그렇다면 투자 자산은 어떻게 배분할까. 투자자 성향에 따라 답은 제각각일 것이다. 하지만 투자의 기본은 분산 투자다. 큰 손실을 피하려면 안전형 자산, 공격형 자산을 고루 계좌에 담아야 한다. 기존에 예적금 중심으로만 운용했다면 주식형 상품 비중을 늘릴 만하다. 물론 IRP 계좌에서 주식에 직접 투자하진 못한다. 그 대신 주식을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할 수 있다. ETF란 특정한 테마의 주식이나 상품을 묶어 만든 지수를 따르는 펀드다. 해당 주식이나 상품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이 높아지는 방식이다. ETF와 IRP 계좌는 시너지 효과가 있다. 원래 국내에 상장된 해외주식을 매매할 땐 세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해외주식을 편입한 ETF를 IRP 계좌에서 운용하면 세금이 붙질 않는다.ETF는 증권사의 IRP 계좌에서만 굴릴 수 있다. 은행에서 IRP 계좌를 개설했다면 ETF를 굴릴 순 없다. 그 대신 ETF에 투자하는 EMP 펀드로 ETF에 간접 투자할 순 있다.예적금 수익률에 안주하긴 싫은데 ETF의 실시간 수익 변화에 신경 쓰는 것도 피곤하다면 IRP 계좌에 타깃데이트펀드(TDF)를 담는 방법도 있다. TDF는 운용사가 가입자의 은퇴 시점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준다. ○ 연금은 묻어두는 게 아니라 움직이는 것 IRP 수익률이 낮아 투자를 리셋하고 싶은 충동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기존 계좌를 없애고 새 계좌를 만들면 중도해지 세금을 토해내야 한다. 이럴 때는 계좌를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다. A회사에 IRP 계좌가 개설돼 있다면 B회사에 새로운 IRP 계좌를 만들고 B회사에 계좌 이전을 신청하면 된다. A회사에서 가입자에게 정말 이전을 원하는 게 맞는지 확인하는 연락이 올 뿐 가입자가 크게 신경 쓸 일은 없다.물론 A회사의 계좌에 편입된 상품들은 현금화된 뒤 이전된다. 해당 상품들의 만기 전에 현금화되면 약간의 손실은 있을 수 있다. 은행에서 1년 만기 예금을 가입했다가 중도에 해지해 현금화하면 약정보다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도환매 수수료나 부과되는 별도의 세금은 없다. 연금은 묻어두는 게 아니고 움직이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유튜브에서 금퇴IF의 IRP, 연금저축과 이렇게 달라요 알고 보면 어렵지 않은 IRP!!를 참고하세요.
  • 2021-11-22
    [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청년은 연금저축, 중장년은 IRP
    몇 년 전 금융회사에서 연금저축 납입이 완료됐다는 문자를 받고 뿌듯했다. 20대 후반부터 10년간 매달 부은 연금저축이었다. 최근 월 수령예상액을 확인했더니 만 55세부터 사망할 때까지 받을 돈은 월 16만 원이었다. 나중에 자녀나 손주에게 용돈 주고 밥 한번 사면 끝날 돈 아닌가 싶어 실망했다.하지만 취재하다 만난 60세 퇴직자 A 씨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달라졌다. A 씨는 신혼 때인 30대 초반부터 매달 75만 원을 개인연금 상품 3개에 나눠 넣었다. 부인도 따로 상품에 가입해 개인연금 맞벌이를 했다. A 씨 부부가 국민연금 수령액을 합해 매달 받는 연금은 300만 원대. A 씨는 노후 버팀목이 미리 마련돼 있으니 퇴직금 2억5000만 원으론 오히려 은퇴 전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한다.재테크 전문가들은 A 씨처럼 개인연금도 맞벌이를 하라고 조언한다. 월 수령액 16만 원이 아쉽다면 배우자에게 하나 더 가입시켜 월 현금 흐름을 30만 원 넘게 만들어두란 뜻이다. 노후엔 소소해도 꾸준한 현금 흐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 연금보험을 연금저축과 헷갈리지 말자 개인연금은 보통 연금저축이라 부른다. 연금저축은 가입 연령 제한이 없다. 가입 기간은 5년 이상, 납입 한도는 연 1800만 원이다. 55세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연금저축이 연금보험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 둘은 분명 다른 상품이니 차이를 잘 알아두고 가입해야 한다. 연금저축이란 말이 붙는 상품은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혜택이 있다. 또 연금을 수령할 때 연금소득세가 낮은 편이다. 연금보험은 연말정산 때 세제 혜택이 없다는 점에 주의하자. 그 대신 10년 이상 납입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연금을 수령할 때는 세금이 아예 붙지 않는다. 연금저축은 연금저축보험, 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펀드로 나뉜다. 연금저축보험은 원금이 보장되고 예금자보호도 가능하다. 공시이율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 가입자는 정해진 시기에 납입하게 돼 있다. 사망할 때까지 꾸준히 받는 종신형, 만 55세부터 20년간 식으로 받는 확정기간형이 있다. 반면 연금저축펀드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고 예금자보호가 안 된다. 실적이 배당되니 수익이 달라진다. 납입도 자유적립식이다. 확정기간형, 정액형이 있다. 연금저축 유형별로 수익률 차이가 크다. 펀드가 작년 기준 연 17.25%였던 반면 신탁과 보험은 연 1.61.7%였다. 하지만 펀드 수익률은 주식시장 흐름에 따라 등락이 클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2018년에는 연 ―13.86%였다. ○ 연금저축은 IRP보다 투자인출 규제 약한 편 사적연금에 가입할 때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두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둘은 세액공제 연금상품이란 점에선 비슷하지만 여러 차이가 있다. 우선 세액공제 한도가 다르다. 연금저축은 연 400만 원까지 세액공제가 된다. IRP는 공제 한도가 연 700만 원까지다. 물론 두 유형에 모두 가입할 수 있다. 그럴 땐 세제 혜택을 연금저축에서 연 400만 원까지, IRP에서 나머지 한도인 3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투자 규제는 연금저축이 약한 편이다. 연금저축은 주식형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위험자산에 원하는 만큼 투자할 수 있다. IRP는 위험자산에 전체 적립금의 70%까지만 투자해야 한다. IRP는 사적연금처럼 활용할 수 있지만 공식적으론 퇴직급여 계좌이기 때문에 퇴직금 보호를 위해 이런 안전장치가 있다. 다만 위험자산이어도 위험을 분산한 상품은 IRP에서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주식 비중이 40% 이하인 채권혼합형펀드, 금감원이 적격 타깃데이트펀드(TDF)로 인정한 상품이 이에 속한다.중도 인출 요건도 연금저축이 더 유연하다. 일부 연금저축보험을 제외하면 연금저축은 대체로 중간에 돈을 뺄 수 있다. 다만 이럴 땐 세액공제를 받은 적립금과 운용수익에 대해 기타소득세 16.5%를 내야 한다. IRP는 법에서 정한 불가피한 사유로 인정받아야 일부 인출이 가능하다.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이나 전세보증금 마련, 6개월 이상의 요양이 필요할 때, 개인회생파산, 천재지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15일 이상의 입원이 필요할 때 등이 이런 사유에 해당한다.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사회초년생은 공격적 투자를 선호하고 갑자기 목돈이 필요할 수 있으니 연금저축이 더 적합하다. 큰돈이 들어갈 시기가 지난 중장년층은 안정적으로 노후자금을 쌓아두기 좋은 IRP에 가입하는 게 낫다. ○ 세제 혜택보단 중도 해지 가능성을 따져보자 세액공제 혜택을 바라보고 가입하시는데, 나중엔 이 혜택에 현혹됐다고 후회하는 분들도 있습니다.금융회사 직원들이 연금저축이나 IRP를 판매하며 털어놓는 얘기다. 사람들은 흔히 연말정산 환급금을 늘리려 이런 상품에 가입하지만 만기 전 돈을 빼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젊은층일수록 결혼자금, 이사자금 등 큰돈 쓸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이 금융사로 찾아와 세액공제 혜택이 좋다는 직원 말에 설득당해 가입했는데 돈을 뺐더니 세금을 토해내게 생겼다며 직원 탓을 한다는 얘기다. 이런 후회를 안 하려면 가입 전에 세액공제 혜택 외에도 중도 해지 가능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연금저축펀드 가입자라면 펀드형은 자유적립식이니 납입이 어려울 때 아예 계좌를 해지하기보다 납입을 중단하는 게 낫다. 가입해둔 연금저축 수익률이 저조하다면 해지 대신 다른 연금계좌로 갈아타기를 고려해 보자. 다른 계좌로 갈아타면 기타소득세를 물지 않아도 된다. 연금저축이나 IRP는 일단 가입하면 먼 길을 함께할 노후 동반자로 여기자. 만 55세 이후엔 오래 봐야 아름답다는 말을 실감할 것이다.※유튜브에서 금퇴IF의 개인연금 어떤 거 가입해야 해? 이거 보면 이득 봅니다를 참고하세요.
  • 2021-11-04
    금융당국 고위공무원들은 어떻게 돈을 모을까? [조은아의 금퇴공부]
    하루하루 바삐 사는 우리들. 은퇴를 대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은퇴는 언제든 닥칠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해야겠죠. 요즘처럼 팍팍한 환경에서 풍요로운 금(金)퇴를 누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금퇴를 맞으려면 연금도, 투자도, 소비도 다 달라져야 합니다. 바쁜 독자들을 위한 금퇴 준비법을 저서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토대로 소개합니다. 국내 금융권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감독하는 금융당국의 고위 공무원들은 어떻게 돈을 모을까? 금융위원회를 출입할 때 궁금했던 점입니다. 이들은 합법의 틀 안에서도 돈을 잘 굴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고위공직자 재산 현황을 보니 답이 있었습니다. 당국자들은 상장지수펀드(ETF)를 많이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주식에 직접 투자하려면 내부 통제를 위한 규정에 따라 보고해야 하고 여론 눈치도 봐야하니 ETF를 선호하는 측면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이유를 떠나서 기본적으로 ETF는 수익률이 높은 편입니다. ETF란 특정한 테마의 주식이나 상품을 묶어 만든 지수를 따르는 펀드입니다. 해당 주식이나 상품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이 높아지는 식으로 연동됩니다. 펀드이긴 한데 주식과 비슷하죠.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모아놓은 상품이라고 보면 됩니다. ETF는 기준가격에 사고팔아야 제대로 거래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준가격은 ETF의 순자산총액을 발행된 좌수로 나눈 값이에요. 이 좌당 순자산가치(NAVNet Asset Value)를 기준가격이라고 부릅니다. ETF의 장점은 주식에 비해 비교적 안전하다는 점입니다. ETF는 분산 투자를 할 수 있어 안정적으로 알려져 있어요. 물론 ETF 중에서도 투자자산과 전략에 따라 각기 안전도가 다르니 옥석을 따져봐야 합니다.원하는 시점에 재깍 매도해 환금성이 좋다는 점도 매력이죠. 투자자가 매도를 결심하면 펀드는 기본적으로 그날 저녁 발표되는 가격을 기준으로 매도합니다. 하지만 ETF는 결심한 그 시점 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어요. 대금도 펀드에 비해 하루 빨리 받게 됩니다. Q. ETF에 투자할 때 증권사를 어떻게 고를까요.A.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는 방법은 크게 주식위탁계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인 ISA, 개인형퇴직연금인 IRP가 있습니다. 투자 성향에 따라 선택하시면 되겠어요. 중장기적으로 투자해보려는 분들은 IRP로 ETF를 굴리시면 됩니다. 세금혜택이 있고, 연금계좌란 특성상 중도해지 조건이 까다로우니까요. 단기나 중기로 투자한다면 ISA를 이용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ISA는 증권사들이 원래 관리 보수를 받았어요. 하지만 요즘엔 삼성증권 등에서 중개형 ISA는 수수료를 안 받습니다. 내 호흡을 제대로 모르겠다면, 주식위탁계좌에서 투자하시면 되겠죠. 주식계좌에선 기본적으로 수수료가 연금계좌보다 더 나옵니다. 수수료가 무료인 곳도 있으니 찾아서 고르면 좋겠습니다.Q. 초보 투자자들에게 ETF를 추천해주세요.A. 처음에는 안정적으로 대표지수 중심으로 시작해보세요. 코스피200, SP 500, 나스닥100 등에 투자하는 ETF부터 하면 좋겠습니다. 대표지수인 만큼 수익이 안정적인 편이니까요. 그리고 시장을 공부하기에 좋습니다. 지수가 이래서 이렇게 움직이는구나라고 깨달으며 시장을 읽는 공부를 하게 되시는 거죠. 그러고 나선 테마형이나 섹터형을 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Q. 테마형ETF에 투자하고 싶은데 어느 분야가 유망할까요?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에 부상한 분야는 비대면 산업이 발달하며 정보기술(IT) 테마형이죠. 전기차를 비롯한 그린뉴딜 관련종목도 유망종목으로 꼽힙니다. 바이오산업도 마찬가지에요. 바이오산업은 3대 경제주체가 다 원하는 산업이라 더욱 유망하죠. 정부는 국민이 아프지 않아야 재정을 줄이고, 가계는 오래 살고 싶고, 기업은 약품 로열티를 받으니까요. 정부도 기업도 바이오를 키우려 애쓰고, 가계도 계속 소비할 수밖에 없는 분야입니다. 위드 코로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호텔이나 레저가 살아날 것으로 많이들 생각하죠. 이럴 때는 호텔이나 레저 관련 테마형인 ETF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Q. 국내 상장 나스닥100 ETF도 여럿인데 어떻게 고르나요?A. 국내상장 ETF 가운데 나스닥 단어가 들어간 것만도 20여 개죠. 종목명과 기초지수를 정확히 확인해보셔야 합니다. 나스닥100을 고르고 싶은데 잘못하면 나스닥바이오, 나스닥헬스케어, 나스닥IT 등을 고르게 될 수 있거든요. 수익률이 각각 다르니까 잘 확인해보세요. 나스닥100 기초지수가 현물이냐, 선물이냐에 따라서도 수익률이 차이날 수 있으니 잘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퇴직연금계좌의 경우엔 선물 ETF에 투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 환헤지 여부도 확인하세요. 환헤지가 되는 건 H 표시가 돼 있습니다. Q. 같은 지수를 따르는 ETF라도 순자산, 가격이 다 다른데 어떻게 고르죠?A. 일단 ETF는 순자산이 많으면 안정적인 편이에요. 몸집이 클수록 거래량이 많으니 가격 안정성이 비교적 높고 믿을 만 한 거죠. 또 괴리율이 낮은 걸 골라야 해요. 괴리율이란 순자산가치와 시장가격의 차이입니다. 여기에서 순자산가치란 기준가격의 개념이에요. 순자산총액을 발행주식 수로 나눠 산출합니다. 이런 지표들은 한국거래서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또 벤치마크가 같고 거래량도 비슷한 ETF를 두고 고민이라면, 총보수가 낮은 걸 선택하면 됩니다. 총보수는 운용사가 운용의 대가로 알아서 떼어 가는 것인데 ETF 가격에 이미 반영돼 있습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21-10-18
    국민연금, 몰아서 낼 수 있나요? [조은아의 금퇴공부]
    하루하루 바삐 사는 우리들. 은퇴를 대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은퇴는 언제든 닥칠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해야겠죠. 요즘처럼 팍팍한 환경에서 풍요로운 금(金)퇴를 누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금퇴를 맞으려면 연금도, 투자도, 소비도 다 달라져야 합니다. 바쁜 독자들을 위한 금퇴 준비법을 저서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토대로 소개합니다. 이번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연금 관련 질문을 한꺼번에 모아 궁금증을 해결해 봅니다. 대체적으로 국민연금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질문 주신 분들은 국민연금 추후납부(추납) 제도에 관심이 많았어요. 추납은 휴직이나 실직, 사업 중단 등으로 소득이 없어 보험료를 내지 못한 기간의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는 제도입니다. 가입자가 이 기간의 보험료를 내면 해당 기간이 가입 기간으로 인정됩니다. 가입 기간이 길고 보험료가 많으면 나중에 받을 보험금도 늘 수 있으니 추납을 활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추납은 가입자로서 보험료를 내는 분들이 신청하실 수 있어요. 전업 주부들은 임의 가입자로 가입하거나 재취업하면 추납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개인연금은 세액공제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연금저축은 연 납입액 4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총급여액이 5500만 원 이하이면 연 400만 원까지 16.5%의 세액공제를 받죠. 총급여액 5500만 원 초과~1억2000만 원 이하는 연 400만 원까지 13.2%의 세액공제를 받게 됩니다. 총급여액이 1억2000만 원을 넘어서면 300만 원에 한해서만 13.2%의 세액공제를 받습니다.하지만 세액공제 혜택에만 너무 집중하시면 곤란합니다. 금융회사에서 세액공제 혜택이 좋다는 직원의 말에 혹해 덜컥 가입했다가 목돈이 필요해 중도해지 하시려는 분들이 꽤 됩니다. 연금저축은 한 번 가입하면 예외적인 사유를 인정받아야만 중도해지할 수 있거든요. 예외를 인정받지 못하면 세액공제 받은 납입액과 운용수익의 16.5%를 내셔야 합니다. 다음은 각종 연금에 대한 질문과 답입니다. 국민연금 관련 Q. 배우자가 노령연금을 받고 있으면 남편의 유족연금을 받지 못하나요?A. 노령연금과 유족연금을 모두 받을 수 있는 상황이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노령연금을 선택하면 유족연금을 다 포기하는 건 아니에요. 유족연금액의 30%가 지급됩니다. 중복해서 받을 수 없는 이유는 모든 국민이 골고루 최소한의 혜택을 보게끔 제도가 설계됐기 때문이죠.Q. 갑자기 사망하면 국민연금은 어떻게 되나요?A. 국민연금공단에 사망 사실을 바로 신고해 주시는 게 좋습니다. 공단에 신고를 하지 않으면 공단이 주민등록 자료를 확인해 직권으로 가입 자격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망 이후에는 보험료가 부과되지 않죠. 만약 신고가 지연돼 일정 기간 보험료가 부과되면 공단이 보험료를 나중에 반환해드립니다. 또 가입자의 배우자 등 유족이 유족연금 등을 받으려면 반드시 공단에 요청을 해야 합니다. 수급 요건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으니 공단에 요건을 문의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혹시나 유족이 가입자의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고 연금을 계속 받는다면 당연히 공단이 급여를 회수합니다. 유족에게 그동안 신고 없이 받은 연금에 대한 이자가 부과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개인연금 관련 Q. 연금저축펀드 계좌에 예치만 해도 소득공제 받을 수 있나요?A. 네 맞습니다. 예치금을 세액공제받으실 수 있어요. 하지만 소득요건을 잘 따져보셔야 합니다. 소득에 따라서 세액공제 한도나 세액공제율이 달라지거든요. 연소득이 1억 원 이하면 세액공제 한도가 400만 원인데, 1억 원을 넘어가면 300만 원까지입니다. 세액공제율도 연 소득이 5500만 원 이하면 16.5%인데 그보다 많으면 13.2%입니다. 다만 50세 이상 가입자는 한시적 혜택이 있어요. 연 소득이 1억 2000만?원 이하면 세액공제 한도가 600만 원으로 내년 말까지 확대됩니다.Q. 연금저축신탁을 가입했는데 해지하고 일시불로 수령하고 싶어요. 방법이 있나요?A. 연금저축신탁 같은 연금저축 상품은 가입 기간 중에 본인이 원하면 중도해지하실 수 있습니다. 수익금 등을 일시에 받을 수 있긴 합니다. 다만 기타 소득세를 부담하셔야 해요. 세금 부담이 만만치 않을 수 있으니 중도 해지하시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해 보고 결정하시는 게 좋습니다. 퇴직연금 관련 Q. 미국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가 유리하다던데, 그 이유가 있나요?A. 확정기여(DC)형으로 스스로 관리하며 국내 상장 미국 주식 ETF에 투자하란 얘기가 많습니다. 미국 시장이 그간 워낙 좋았기 때문이죠.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싶은데 해외 시장이라 정보는 부족하고 낯설다면 미국 주식을 담은 ETF가 좋은 투자 방법입니다. 또 원래 일반 계좌로 국내에 상장된 해외 주식을 매매할 땐 매매 차익의 15.4%를 세금으로 떼거든요. 그런데 ETF를 IRP 계좌로 운용하면 매매 시 세금이 붙질 않습니다.참고로 국내 상장 ETF 중 인기가 많은 상품을 알려드릴게요.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월 말 기준으로 순자산이 가장 많은 상품이 KODEX 200, TIGER 200, KODEX 단기채권, KODEX 200선물인버스2X,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등의 순이었습니다. 운용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 2021-10-13
    [조은아의 금퇴공부]육아휴직 때 연금보험료, 채워 넣자
    육아휴직 때 국민연금 보험료를 제대로 못 냈는데.육아휴직을 끝내고 복직을 하니 불현듯 국민연금이 궁금해졌다. 재직 중엔 월급의 일정 비율이 국민연금 보험료로 납부된다. 하지만 육아휴직 기간엔 보험료를 제대로 못 내 나중에 받을 연금이 쪼그라드는 게 아닌가 싶었다. 납부액을 지금이라도 채우잔 생각에 국민연금공단에 추납(추후납부)을 알아봤다. 추납 가능한 액수는 첫째와 둘째 육아휴직 기간을 합해 1090만 원가량. 상담원은 이 금액을 지금 한꺼번에 내면 노후 월 수령액을 7만6000원가량 늘릴 수 있다고 했다.국민연금 보험금은 내가 특별히 손대지 않아도 알아서 정해진 만큼 나오겠지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국민연금은 묻어두지 말고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노후에 쏠쏠한 용돈이 된다. 자칫 방치해두면 연금액이 턱없이 적어 내가 왜 진작 관리를 안 했을까라며 땅을 칠 수 있다. 연금 보험료를 잘 움직여 수령액을 불리는 대표적인 방법이 추납이다. ○ 추납은 일찍 신청할수록 유리 국민연금 추납제도는 육아휴직이나 실직, 사업 중단 등으로 소득이 없어서 보험료를 내지 못한 기간의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고 이 기간을 가입기간으로 인정받는 제도다. 원래 가입자가 추납을 신청하지 않으면 미납 기간은 가입 기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국민연금 보험금은 가입기간이 길수록 많아지니 노후 연금을 늘리려면 추납을 적극 활용해볼 만하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추납 신청 건수는 지난해 27만1303건으로 전년(14만7254건)의 1.8배로 급증했다. 그만큼 국민연금 관리에 신경 쓰는 이들이 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