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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25
    [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은퇴 목표시점 정해 연금 굴리기
    몇 년 뒤에 은퇴를 하게 될까.평소 생각해보지 못한 질문을 비로소 최근 스스로에게 던졌다. 은퇴 설계 상담을 받은 것도 아니고, 남편과 재테크 논의를 한 것도 아니다. 바쁜 일상 탓에 미뤄둔 질문을 진지하게 꺼낸 건 금융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 가입을 고민할 때였다. TDF는 가입자가 은퇴 예상 연도를 결정해야 적합한 상품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TDF는 가입자가 정한 은퇴 예상 시점에 맞게 자산운용사가 주식, 채권 등 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준다. 은퇴가 먼 젊은층에겐 주식 비중을 높게 설정한다. 손실이 나더라도 손실을 메울 근로소득이 계속 들어오기 때문이다. 은퇴가 가까운 중장년층에겐 주식 비중을 낮춘다. 근로소득이 조만간 끊기니 투자 손실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이름이 어려워 낯설기만 했던 TDF 얘기가 최근 많이 들린다. 특히 이르면 올해 6월부터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도입될 예정이라 TDF가 더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로 의사 표시를 하지 않으면 사전에 정한 5가지 방법으로 금융회사가 알아서 연금을 굴려주는 제도다. TDF는 5개 선택지 중 한 곳이 된다. ○ 출생연도에 60을 더하자 2025, 2030, 2035.TDF 상품 이름엔 이런 숫자가 다양하게 붙어 있다.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할까. 자산운용사들이 추천하는 방법은 가입자 출생연도에 60 더하기다. 예를 들어 가입자가 1980년생이라면 2040이란 이름이 붙은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1990년생이라면 2050이란 이름의 상품이 적합하다. 자산운용사는 2040년, 2050년을 대략적인 은퇴 시점으로 예상하고 자산을 점진적으로 조정하며 굴려준다. 출생연도에 60을 더한 숫자가 5의 배수로 끝나지 않으면 계산한 숫자와 가까운 숫자의 상품을 택하면 되겠다.상품 종류나 가입자 은퇴시점에 따른 자산배분 전략은 자산운용사의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에 드러난다. 글라이드 패스는 원래 비행기가 착륙할 때 그리는 경로란 뜻이다. 운용사가 이런 경로처럼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향해 자산을 점진적으로 조정한다는 취지다.물론 이런 공식을 무시하고 본인 성향에 따라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40대이지만 좀 더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2040 상품 대신 30대 초반이 선택할 법한 2050 상품을 가입하면 된다. 본인 투자 성향만 고려해 선택할 때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원한다면 2040 상품이 적합하다.TDF를 고를 때 또 다른 고려 사항은 수익률이다. TDF가 장기적으로 운용하는 상품인 만큼 3년 이상 장기 수익률을 비교하는 게 좋다. TDF가 담고 있는 자산 중에 위험 자산 비중이 비슷한 상품들끼리 수익률을 비교해야 한다. 자산 포트폴리오가 다르면 운용사들의 운용역량을 제대로 가리기 힘들다. 수익률 변동성이 크지 않은지도 살펴봐야 한다. 수익률 변동성이 크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힘들 수 있다. ○ 가입 뒤 납입금 조정할 수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예측 불가능한 시대가 되어서일까. 독자들의 재테크 질문 중엔 중도 해지나 환매를 하게 되면 손해가 큰지를 묻는 내용이 많다. TDF를 환매하면 손해가 날까. 환매에 따른 손실이나 이익에 붙는 세금은 가입자가 기본적으로 감수할 부분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 외에 큰 문제는 없다.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나 확정기여(DC)형 계좌에서 투자할 땐 계좌가 유지만 되면 불이익은 없다. 계좌 안에서 TDF를 환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IRP나 DC형 계좌를 해지하면 세금이 붙는다. TDF는 가입 때부터 은퇴시기를 예상해 그에 맞게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설계해 운용하는 상품이니 가급적 장기적으로 투자할 것을 권하고 싶다.TDF 계좌를 만든 뒤 납입금은 변경할 수 있다. 매월 10만 원씩 납입하다가 20만 원씩으로 늘릴 수 있다. 물론 퇴직연금 계좌별 납입한도는 지켜야 한다. DC형이나 IRP는 연간 1800만 원까지만 넣을 수 있다. ○ TDF는 원금보장형 상품이 아니다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이 도입된다는 소식에 금융회사들이 경쟁적으로 TDF를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TDF는 원금보장형 상품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TDF는 은퇴시기에 맞춰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용되지만 어디까지나 실적배당형 상품이다.TDF는 수수료가 다른 인덱스 펀드 상품에 비해 높다는 단점도 있다. 해외 운용회사와 제휴해 해외 자산에 재투자하는 TDF는 수수료가 더 발생하는 편이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가입하면 수수료가 저렴한 상품도 있으니 잘 골라 가입해 보자.TDF는 가입자의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을 적절히 배분해주는 게 매력이다. 하지만 이 자산배분 전략이 한국인의 현실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요즘은 TDF 상품이 한국형으로 설계되기도 하지만 국내 일부 운용사들은 TDF를 해외 TDF에 재투자한다. 미국 TDF는 아무래도 미국인의 생애주기와 자산구조, 경제 환경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운용사들이 나름대로 우리 현황에 맞게 조정해 운용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디폴트옵션 시대를 맞아 TDF 가입자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산운용사들도 서비스의 질을 높이길 기대한다. TDF 가입 유치에만 공 들이지 말고 어려운 정보를 쉽고 자세하게 알려야 한다. 소중한 노후 자금을 굴리는 상품이니 가입자들이 수익률 같은 기본 정보는 물론이고 중도 환매나 만기 해지 절차, 옥석 가리는 방법 등도 미리 알 수 있어야 한다.※ 유튜브에서 금퇴IF의 TDF는 어떤 걸 골라야 해요? 어떻게 운용해야 잘 운용하는 건가요?를 참고하세요.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22-02-10
    17회 : ESG, 또 다른 거품?
    2022년 1월은 세계 금융시장엔 혹독한 달이었다. 전 세계 모든 주요 증시의 주가지수가 마이너스로 마감됐다.1. ESG 거품은 꺼지고 있는가?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가치가 높은 기술주 및 성장주 매도세가 특히 강했다. 주요 11개 스탠더드앤푸어스(SP) 섹터를 살펴보면, 에너지 섹터만 1월에 긍정적이었다. 환경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에너지 섹터가 상승하는 동안, 지속가능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는 하락했다. MSCI World와 MSCI World ESG Leaders 지수를 비교하면, 드물게도 1월에 표준지수가 ESG Leaders 지수를 능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그렇다면 이런 신호들은 전 세계의 지정학적 긴장, 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과 금리 상승을 고려해 볼 때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거품이 붕괴하고, 시장에서 지속가능하지 않은 섹터들이 복귀하고 있다는 걸 뜻하는 건가.2. ESG 시장은 과열된 것인가? 실제로, 일부 지표는 ESG 시장의 과열을 보여준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021년 9월 내놓은 분기 보고서에서 바로 '지속가능금융은 과대평가된 것인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추었다. BIS는 현재의 ESG 및 SRI 펀드 상승세를 2000년대 초 2008년 글로벌금융 위기를 초래한 악명 높은 금융상품인 모기지담보부증권 ​​개발에 비유했다. 숫자는 놀랍게도 동일해 보인다. 6년 동안 두 시장 가치는 약 2조 달러로 증가했으며, ESG 주식은 전체 시장보다 훨씬 높은 주가수익비율(PER) 수준에서 거래됐다. MSCI World 성과를 MSCI World Leaders와 다시 비교해 보면, ESG Leaders가 지난 10년 동안 거의 모든 기간에서 글로벌 지수를 능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라베스크 S-Ray에서 제공하는 자체 데이터도 마찬가지이다. 2007년 이후 대부분의 기간에 선별된 주식의 상위 2개 5분위 는 하위 5분위와 전체 시장 모두를 능가했다. 또한, 최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지속가능주식들의 주요 성과 동인은 지속가능성 측면 때문이 아니다. 사실, 지속가능펀드와 주식으로의 흐름에서 발생하는 가격 압력인 것이다. 흐름에 따른 가격 압력이 없었다면, ESG 펀드와 ETF는 2016년에서 2021년 사이에 시장 실적을 크게 하회했을 것이다.3. 지속가능펀드와 주식 투자를 중단해야 하는가?그렇다면, 거품이 있는 지속가능펀드와 주식에 대한 투자를 중단해야 하는가? 짧게 대답한다면, 아니다. 기후변화, 탈탄소화와 같은 글로벌 트렌드와 그에 따른 사회 변화를 고려할 때 지속가능경영을 강조하는 기업이 계속해서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믿는다. 아라베스크만 그런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 투자자의 3분의 2가 ESG가 미래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이 문제는 지속가능한 전략을 추구하는 진정한 야망을 가진 회사를 찾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방향에 있어서 한 가지 중요한 요소는 규제 당국들이 주도하는 ESG 보고방식 및 분류체계 표준화이다. 또 다른 측면은 ESG 데이터의 투명성이다. 아라베스크는 ESG Book을 통해 집중적으로 전 세계 차원에서 ESG 데이터를 기업과 투자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ESG Book: 아라베스크가 개발한 글로벌 ESG 데이터 디지털 공시 플랫폼. 기업, 투자자 대상으로 전 세계 약 9000개 기업의 ESG 평가분석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 기업은 데이터 소유자로서 GRI, SASB, SDGs, TCFD 등 다양한 ESG 공시 프레임워크 별 자동 공시와 수정 및 업데이트 가능. www.esgbook.com정리: 강주현 (안젤라), 아라베스크 S-Ray 선임자문위원, angela.kang@arabesque.com출처: 아라베스크 S-Ray 2022년 2월 4일자 뉴스레터 www.arabesque.com
  • 2022-02-02
    16회 : 메탄 감축 막연한 약속은 그만
    지난해 11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 26: COP26)이 열렸다.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COP26에서 만나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200개국들이 합의에 도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여서 총회 결과에 대한 희망만큼 의구심도 많았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서부 저지대에서 열린 이번 토론에서 무엇보다도 한 가지 중요한 결과를 도출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도가 1.5C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100개 이상의 국가가 글로벌메탄서약(Global Methane Pledge)에 서명했다.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30%까지 줄이는 데 동의한 것이다. 이 서약은 메탄 고배출국가인 브라질과 같은 주요 경제 대국의 지지는 물론이고 축산 활동에 따른 세계 최대 메탄 배출국인 중국과 러시아도 서약했기 때문에 의미가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중국은 미국과 공동으로 기후 선언문을 발표하고 화석연료 및 폐기물 부문과 농업 부문 메탄 배출 감소를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메탄 배출 감소 활동은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이산화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부수적 노력으로 간주됐다. 그런데 왜 COP26에서는 메탄이 중심 무대를 차지하게 된 걸까.1. 왜 메탄인가? 메탄 배출은 산업화 이전 시대부터 진행된 지구 온난화의 약 1/3을 담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메탄가스는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또 다른 주범인 이산화탄소(CO2)보다 80배나 더 많은 열을 가둔다. 이산화탄소가 대기를 순환하는데 20-200년이 걸리는데 비해, 메탄은 10년이라는 더 빠른 속도로 대기를 순환한다. 따라서 대기 중 메탄 감소는 지구 온도와 온도 상승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사실, 메탄 감소는 전 세계가 이산화탄소 감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버는 효과도 있다. 따라서, 단기 결과에 초점을 맞춘 시간 벌기 접근 방식인 글로벌메탄서약을 통해 우리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활동으로 인한 메탄 배출 상위 3개 원인들을 살펴보면 몇 가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첫째, 메탄 배출량의 40%는 가축에서 발생하며 대부분의 메탄 배출은 분뇨와 장내 발효에서 발생한다. 즉, 트림하는 소도 문제인 것이다. 둘째, 메탄 배출량의 35%는 석유 및 가스의 추출, 처리, 유통 작업에서 발생한다. 셋째, 메탄 배출량의 20%는 매립지 및 폐수와 같은 폐기물에서 발생한다. 이 같은 메탄 고방출 활동을 보면 어떻게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는지 해결책들이 보인다. 즉, 글로벌메탄서약 목표 달성 단계는 그 어느 때보다 실행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2. 왜 미디어들이 기후변화 언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가? 지난 10년간 이산화탄소는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됐고 기후위기와 동의어가 됐다. 하지만 메탄을 포함해서 나머지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가스들에 대한 관심은 뒷전이었다. 그로 인해, 지구 온난화에 대한 온실가스들의 각기 다른 특징과 영향이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다. 각종 미디어에서는 매일 같이 우리의 불안정한 상황에 대한 각종 서약들, 움직임들,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조언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아라베스크 S-Ray 최근 연구(www.arabesque.com/wp-content/uploads/2021/08/The-Evolving-Language-of-Climate-Change_FINAL_03.08.21.pdf)에 따르면 기후변화 언어 를 명확하게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실제로 영국 신문사 가디언은 전 세계가 직면한 환경 위기를 보다 정확하게 설명하는 용어를 도입하기 위해 2019년 가디언 스타일 가이드를 업데이트했다. 유엔부터 기상청에 이르기까지 기후과학자와 조직이 우리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더 강력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원래 기후변화대신 기후 비상사태 혹은 위기,지구온난화보다지구가열이 선호된다.(www.theguardian.com/environment/2019/may/17/why-the-guardian-is-changing-the-language-it-uses-about-the-environment) 또한, '기후 회의론자'를 '기후 과학 부인'으로 바꿔 강조하거나 기후행동의 경제적 이익을 강조하고 기후위험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식이다. 장단기적으로 모든 종류의 온실 가스 배출을 다루고 오해를 피하려면 다양한 연합적 움직임들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자본시장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행동 조치와 그 조치들을 설명하는 정확한 언어 사용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BBC의 기후용어집(www.bbc.com/news/science-environment-11833685)도 도움이 될 것이다.정리: 강주현 (안젤라), 아라베스크 S-Ray 선임자문위원, angela.kang@arabesque.com출처: 아라베스크 S-Ray 2021년 11월 12일자 뉴스레터 www.arabesque.com